파리, 한마리가 날아들었다.


파리 한마리가 날라 다닌다.

굳이, 주변에 서성이며 떠나가질 않는다.

파리 한마리가 귀찮게 한다.

끈적이는 피부위로 흉칙한 걸음걸이를 느낀다.

눈앞을 스치는 검은 물체에 신경이 쓰인다.

귓가를 멤도는 날개 소리에 손을 내 젖는다.


파리 한마리가 날라 다닌다.

파리 한마리가 기어 다닌다.

날개 소리에, 걸음걸이에 소름이 끼친다.


파리 한마리가 피부 위로 날라 든다,
파리 한마리가 피부 위를 산책 한다,
파리 한마리가 피부 아래로 파고든다.


머릿 속에 파리 한마리가 날라다닌다,
가슴 속에 파리 한마리가 날라다닌다.


가쁜 숨을 내쉰다,
파리 한마리가 코를 통해 비상한다.

깜빡이는 형광등 아래 머리를 쳐 박는다.

세상이 밝아 온다,
비명소리가 들린다.

세상이 밝아 온다,
울음소리가 가득하다.

죽어버린 피부 아래 무엇인가 꿈틀인다,
죽어버린 피부가 흉칙하게 부풀어 오른다,
펑 그리고 펑 죽어버린 몸이 터져버린다.

비명 소리가 세상에 가득하다,
적어도 이곳에 비명소리가 지배한다.

흉칙한 미소지으며
더러운 손을 비비며
터져버린 몸에서 뛰쳐나와 비상한다.

세상에 검은 반점이 가득하다,
세상에 검은 날개짓이 가득하다.

파리 한마리가 날아 다녔다,
파리 한무리가 날아 다닌다.

시뻘건 피가 흥건하고,
고약한 냄새 가득하지만,
통곡 소리도, 눈물도 멈추었다.

비명소리가 가득하다,
도망치는 발걸음이 혼란스럽다.

파리 한무리가 떠나버렸다,
누군가의 죽음을 슬퍼해줄 이도 떠나 버렸다.

파리 한마리가 날아 든다,
바닥에 고인 피를 홀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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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List

  1. 2009/02/07 22:31

    누군가의 죽음을 방관자적 입장에서 관찰하신 후 쓰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허무감도 들고..ㅠ

    • JaNuS 2009/02/20 21:23

      전자의 경우라면 전 죽일놈이죠@@; 후자의 느낌이 제가 이 시를 썼을 때 가진 감정과 비슷한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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