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내리는 밤

잡동사니/짧은글 | 2007/12/11 01:19 | JaNuS

# 비내리는 밤

12월, 한 학기의 마지막 시험을 위해 늦은밤 길을 나선다.
지하주차장을 빠져나오니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사람들을 찾아보기 어려운 밤거리, 그 세상에 가득한 빗방울들이 슬픔 가득한 이야기를 귓가에 속삭이는 듯 하다.
주홍빛 가로등을 스쳐 얼굴에 차갑게 내려앉는 빗방울..
나와 닮은 듯 하다. 내 가슴과 닮은 듯 하다.
지나치게 과장된 몸짓과 웃음소리 아래.. 가슴 속에 숨겨둔 나의 모습과 닮은 듯 하다.
슬픔을 노래하는 빗소리 가득한 세상을 지나, 슬픔이 담긴 목소리의 노랫말이 귓가에 멤돈다.

눈을 따갑게 피어오르는 담배연기 그 너머 빗방울들이 서려있는 창에 내가 보인다.
게으름 속에 살면서, 마지막 발버둥이라는 핑계 가득한 모습.

비가 내리는 세상이 좋다.
어둠이 가득한 밤이 좋다.
비가내리는 밤이 좋다.

내가 세상을 바라볼 수 없는 만큼, 세상도 나를 바라볼 수 없기 때문에..
나를 속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내 슬픔에 잠겨 눈물 지어도 들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잠 못이룰 밤이 될 것 같다.
무엇을 위해서든.. 그것이 내가 아닐지라도..

2007/12/11 01:19 2007/12/11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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