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정 : Zubiri => Pampelune

# 새벽에 일어나다.

 한국에서의 습관은 여기서도 여전하다. 술을 많이 마신 다음 날은 새벽에 일어 나고는 하는데, 여기서도 새벽 5시에 일어 났다.
 지난 밤 씻지도 못하고 그냥 잠에 들었기에 일찍 길을 나서서 팜플로냐에 도착해 쉬어야 겠다는 생각에 6시쯤 길을 나섰다. 알베르게를 나와 길을 걷다보니 이때서야 랜턴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달빛이 없으니 길이 안보였다.
 핸드폰 불빛에 의지하여 두시간여를 걸으니 동이 트기 시작했다.
 이날 이후로 새벽에 길을 나설때면 핸드폰 배터리 2개 모두 완충하고 길을 나서야만 했다.


# 팜플로냐로 향하며..

 지난 밤에 과음을 했음에도 오늘의 발걸음이 가벼웠다.
 오랫만에 술자리를 가졌던 탓일까...
 팜플로냐를 향하면서 역으로 걷는 이들 몇명을 빼면, 팜플로냐에 도착할 때까지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일부로 사람을 피했다고는 볼 수 없지만, 연말 연초 그리고 우연의 일치로 어떤 날은 일주일 동안 순례자들을 만나지 못하고 알베르게도 혼자 쓰는 경험도 하게 된다.
 카미노 여정을 떠나는 이들은 자연스레 여러 그룹을 형성하게 되는 듯 싶은데, 나는 그 그룹들에 속하지 않고 앞서가는 그룹과 그 뒤를 따르는 그룹들 사람들을 모두 스치게 된다.

 팜플로냐로 향하는 길의 풍경은 여전히 아름답다. 특히나 하늘과 구름들의 조화가 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다만, 도시로 들어서면서 마음이 다소 어수선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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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팜플로냐로 향하는 길의 풍경들 -



# 팜플로냐가 어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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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팜플로냐 성곽 위에서 -



 걷다보니 도시가 나오고, 사람들과 도로 사이를 걷다보니 내가 알아차리기도 전에 팜플로냐에 도착해있었다.
 팜플로냐 성곽 아래에서 알베르게를 알리는 간판을 보고, 생장에 받은 알베르게 목록을 확인하면서 내가 팜플로냐에 도착했음을 깨닫게 된다.
 그만큼 정신없이 걸었던 것 같다. 전날의 숙취를 풀고, 편히 쉬고 싶은 마음으로..
 팜플로냐에 입성해서 알베르게를 찾아 헤메였다. 초입의 사설 알베르게를 빼면 모두 문을 닫은 상태였다.
 하루 18유로였지만, 그곳에서 머무를 수 밖에 없었다.
 
 걸음을 서둘렀던 탓일까 라르소냐에서 출발한 이들보다 2~3시간 먼저 팜플로냐에 도착해 그들을 기다리게 되었다.  팜플로냐에서 만나기로 했으니..
 우여곡절 끝에 알베르게에서 재회하게 되고, 이날 내 카미노 여정 중 가장 호화스런 만찬을 하게 된다.
 한국 가족들의 요리와 동완씨의 요리.. 그리고, 내가 가져간 육계장..


# 아쉬운 이별으로..

 영국 할아버지 형제 분들은 팜플로냐에서 그들의 여정을 마무리 한다고 한다.
 동생 분의 무릎이 더이상 걸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였으므로..
 동완씨와 한국 가족분들도 하루를 더 머무르며 신년을 팜플로냐에서 맞이 하기로 결정하고, 나의 의사를 묻지만 나는 쉽게 결정하지를 못했다.
 결국, 다음날 나는 다음 목적지를 향해 걷게 된다.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면서...
 동완씨와는 이 밤이 마지막이였고, 한국 가족은 시간이 흐른 후 다시 만나게 된다.

 길을 걷는 동안 만남과 이별이 계속된다.
 원하든 그렇지 않든..
 그리고, 산티아고까지 외로운 나의 걸음을 계속된다.



 


2013/02/15 18:42 2013/02/15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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