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정 : Irache => Torres del Rio

# 가벼운 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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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밤 호텔 측 배려로 편히 쉴 수 있어서일까, 몸이 가볍게 느껴졌다.
 미니바에서 들고나온 콜라도 계산 하려 잔돈을 찾고 있으니 괜찮다고 그냥 가져 가라고 하셨다.
 전날 방을 안내해준 아주머니와 인사를 나누고, 길을 나서는데 하늘의 절반은 뿌옇고 절반은 파랗다.
 저쪽은 비가 내리고 있을테지..


# 무지개

 난 어렸을때 부터 무지개를 좋아했다. 무지개란 단어 자체를 좋아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 신비감 때문이 아니였을까 생각해 본다.
 흩날리는 이슬비 사이를 헤치며 발걸음을 서두르다 보니 하늘을 가로지르는 무지개가 나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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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의 평온을 가져다 준 무지개 -


 무지개의 끝자락을 향해 다가간다. 무지개의 끝에는 보물이 뭍혀있다고 하지 않는가..
 다가갈 수록 무지개는 저만치 멀어져간다.
 아마도 무지개의 끝자락은 내 가슴 속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가지는 감정들이 그 보물이 아닐까..


# 스치는 인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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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하루 걷는 거리와 발걸음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 길을 걷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특정 그룹을 형성하면서 걷는 것이 힘들다. 그렇기에 길을 걸으면서 하루 하루 스치게 되는 인연들이 소중하게 다가 올 수 밖에 없었다.

 그 스치는 순간이 그들과의 만남이요, 마지막 이별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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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역시도 이러한 만남과 이별을 경험하게 된다.
 작은 체구의 스페인 할아버지, 어쩌면 나와 비슷한 면을 가지고 계신 분이셨다.
 조그마한 쉼터에서 앉아서 쉬고 있는데, 몇일전 스쳤던 스페인 할아버지가 가던 걸음을 멈추고 들어오셨다.
 혼자 길을 걷다 보면 이러한 만남이 소중하고, 즐겁게 느껴진다.

 서로 잘못하는 영어로 이런 저런 말을 나누고, 한동안 걸음을 같이했다.
 역시나 남북문제, 김정일, 김정은.. 어찌 이런 문제를 이곳 사람들이 이렇게 자세히 알고 있을까 때론 신기하기도 하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스페인 할아버지가 볼일을 보러 잠시 길을 벗어나면서, 다시 홀로 걷기 시작한다.
 이 스페인 할아버지(살바도르)와의 만남도 이 순간이 마지막이였다.
 카미노 여정의 초반에 만났던 이들과 발걸음을 맞추었다면 보다 깊은 인연을 만들 수 있었을테지만, 나의 걸음 걸이는 느리거나 혹은 빠르거나 하루의 격차가 컸다.
 이러한 여정 속에서 스치는 이들과의 인연 그리고 감정의 공유들은 순례를 마칠때쯤 내게 소중한 보물이 되어 있었다. 내가 의도하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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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의 하늘과 구름이 나를 매료시킨다 -


# Torres del Rio 에 도착하다.

 이곳은 두개의 알베르게가 영업 중이였다. 나는 마을에 들어가서 처음 보이는 알베르게를 향해 들어간다.
 다른 그룹이 도착했지만, 그들은 주방을 이용할 수 있는 다른 알베르게로 간다.
 솔직히 그들과 부딪치는 것이 불편했기때문에, 마음 편히 쉴 수 있었다.
 하지만, 주인 청년의 표정은 오늘 알베르게 손님이 나 혼자인 것이 실망이였던 듯 싶다.
 이곳의 바에서 순례자 매뉴를 먹을 때는 이 정도가 양호한 수준인 것을 몰랐지만, 다른 곳에서 식사를 해본 결과 이곳의 음식 정도면 '상' 수준인 듯 싶다.

 그렇게 알베르게를 혼자 쓰게 되고, 앞으로 남은 일정동안 유독 알베르게를 혼자 쓰게 되는 경우를 많이 경험하게 된다.


# 여정의 초반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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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여정의 초반.. 하지만, 많은 일들이 나에게 일어나고 있다.
 좋은 일들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일도 있었다.
 나의 여정에 적응해가고, 내가 걷는 길을 알아가는 순간이였던 것 같다.

 이 길위에 내가 서 있는 것이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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