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정 : Torres del Rio => Logrono

# 재회의 약속.

 전날 팜플로냐에서 헤어졌던 한국 가족과 연락이 닿았고, 로그로뇨에서 만나 같이 저녁을 하기로 약속을 했다.
 재회의 약속 때문일까? 아니면, 오늘은 걷는 거리에 대한 부담감이 없어서 일까? 여느때 처럼 새벽길을 나서지만 부담감이 없다. 느긋히 걷기 시작한다. 새벽 공기를 즐기면서..
 
 이곳에 와서 적응이 않되는 것이 하나 있다면, 난방의 차이일 듯 싶다.
 쌀쌀한 날씨임에도 따뜻한 잠자리를 가질 수 없는 것이 힘들었다. 지난 밤에도 난방은 라지에이터 2시간 남짓이 전부였다. 한국의 따뜻한 난방에 익숙해진 몸, 전기 장판까지 틀어 놓고 자던 나에게는 적응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었다..


# 로그로뇨로 향하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Logrono 로 향하는 길의 풍경들 -



# 홀로 걷기

 카미노 여정의 처음부터 계속된 홀로 걷기의 연속이다. 간혹 말상대를 만나 짧은 동행을 경험하지만, 서로의 발걸음은 아쉬운 이별을 말할 뿐이다. 그래도 이때까지는 그 외로움 조차 즐거움으로 느껴졌다.
 걷다가 쉬기를 반복하다보면 익숙한 얼굴들이 짧은 인사와 함께 나를 스쳐 지나간다.
 바쁜 발걸음들을 재촉하지만, 겨울 카미노 여정의 특성상 알베르게가 연 곳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숙소에서 만나는 일이 반복된다.
 만나고 싶은 이들, 피하고 싶은 이들.. 선택의 여지는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지가 더러워지는 것을 막기위해 항상 스패츠를 하고 다녔다. 나중에 이 스패츠로 인해 발에 통증이 왔음을 인지하기 전까지.. 산티아고에 도착하는 순간에는 스패츠도 헤져있었고, 등산화도 찢어져 그 기능을 다하게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아마도 Viana 를 스쳐 지나가며 찍은 모습인듯 싶다. -


# 모험, 길을 개척하다.

 화살표를 따라 나의 발걸음 계속된다. 하지만, 어느 갈림길에서 방향을 잃고 말았다. 눈앞에 로그로뇨를 두고 발걸음을 서두른 다는 것이 가져온 결과였다. 카미노 길은 아니였지만, 로그로뇨를 향해 걷고 있는 것은 틀림이 없었다.
 다만, 카미노 길을 따라 로그로뇨를 향해 가지 않고 가로 질러 가고 있었을 뿐..
 아마도 새롭게 도로가 나고 길이 정리되기 이전 옛날의 길인 듯 싶었다.
 
 내가 걷는 길을 의심하며 발걸음을 망설이고 있는데 뒤에서 한 친구가 나를 불러세운다. 이길이 맞는거냐며...
 나도 모르겠다며, 화살표를 보진 못했지만 저 너머 로그로뇨가 있음을 지도를 통해 확인시켜 주었다.
 그 녀석과 나는 이렇게 풀 무성한 논과 밭... 길 아닌 곳을 가로질러 로그로뇨로 향하기로 한다.
 아르헨티나 사람인데 스페인에서 5년여를 살았다는 청년.. 모험을 좋아하는 듯 했다.
 몇일전 밭을 가로 질러 가던 녀석이 이 청년이였던 것이다.
 비록, 이날 하루 잠시의 동행이였지만 참 유쾌했던 청년으로 기억에 남는다.
 
결국, 가로질러 로그로뇨에 도착을 하긴하지만 뒤쫒아오던 영국 커플보다 늦게 도시에 도착을 해서 가로 질러온 의미는 없게 되버렸다. 다만, 언덕에서 로그로뇨의 풍경을 한눈에 바라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그 누가 이길과 이 언덕에서 이 풍경을 바라보겠는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길을 가로질러 로그로뇨로 내려오기전 언덕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언덕을 내려와 로그로뇨로 들어서며 -


# 한국 가족과의 재회.

 공립 알베르게 쪽으로 들어서니 아직 알베르게 오픈 시간이 않되어서 모두들 배낭을 한줄로 내려놓고 알베르게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곳에서 한국 가족들이 먼저 도착을 해 나를 반겨주웠다.
 이것이 카미노의 인연이 가져다 주는 즐거움인 듯 싶었다.
 만남과 이별, 그리고 만남..

 로그로뇨에 알베르게는 공립과 사립 2군데가 열고 모두가 공립에서 머물렀지만, 나는 사립 알베르게로 향했다.
 내가 싫어하는 어수선함이 존재했기에..
 아마도 이날 이후 일부로 그 어수선함과 불편함을 피해 다니기 시작한다.
 비단, 그들 그룹이 가져다주는 불편함은 나만이 느낀 것은 아니였음을 말하고 싶다.
 한국 가족들에게는 저녁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사립 알베르게에 자리를 잡았다.
 역시나 말이 통하지 않는 할머니 였지만, 너무나 친절했던 할머니..


# 즐거운 저녁시간과 술자리..

 한국 가족들과 풍성한 저녁 식사와 함께 와인을 마시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술때문이였을까 내가 느끼는 불편함에 대한 쓴소리도 늘어놓았다.
 아마 그들도 그 소리를 들었으리라..

 이날 이러한 감정때문이였을까, 카미노 여정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취했던 듯 싶다.

 알베르게 통금 시간이 다되서야 자리를 마무리하고, 나는 내가 묶고있는 알베르게로 향했다.
 이날 술기운에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알베르게에 도착해 잠이 들었다.
 
 ..주인 할머니 한테서 오렌지 하나를 얻다..
 ..술기운에 되도 않는 스패인어와 실수를 통해...



 


Trackback address :: http://www.janus.pe.kr/blog/trackback/892

Comments List

Writ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