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정 : Logrono => Ventosa => Naiera

# 오늘 목적지는 Vento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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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grono 를 떠나며 -

 이 날까지는 생장에서 나눠 준 알베르게 리스트를 맹목적으로 믿고 있었던 것 같다.
 전날까지 리스트의 알레르게 영업 상황이 현실과 맞아 떨어진 탓도 있었고, 오늘은 리스트에 열려있다는 Ventosa 까지 비교적 짧은 거리를 걸을 생각이였다.

 전날 한국 가족분들과 술자리를 하면서 Ventosa에서 같이 쉬기로 약속까지 한 상황이였다.

 지난밤 술에 취해 간신히 알베르게로 돌아와 잠에 들어서 다른 사람이 자고 있는 줄도 몰랐었는데, 일어나 보니 나말고 다른 여행객이 한명 더 있었다.
 아마도 공립 알베르게 침대가 다 차서 이 곳에 오지 않았을까 생각해보며, 간밤에 혹여 실수라도 하지 않았을까 지난 밤을 떠올려보지만 별다른 실수는 없이 오자마자 잠에 들었던 것 같다.
 
 오늘은 어제 공립 알베르게서 묶었던 사람들이 여정을 시작하고 나서 느지막하게 알베르게를 나섰다.


#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다.

 오늘 예정해 놓은 마을까지 거리가 17km 정도 되기때문에 지난 밤의 숙취에도 불구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길을 나섰고, 마을에 도착해 쉬면 된다는 생각 때문이였을까 가파른 경사길도 속도를 내어 올라갔다.
 큰 도시 주변이라서 그런지 카미노 길을 따라 산책하는 이들이 많다, 이 곳 사람들은 뛰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걷거나 생황 속에서의 운동을 좋아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평일에도 그런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것에 부러움을 느끼게 된다.
 한국에서라면 한참 일하고, 겨우 담배 한대정도를 태울 수 있는 여유 밖에 없지 않은가..

 도시를 어느정도 벗어날 무렵, 길을 걷고 언덕을 올라가지 작은 호수가 눈 앞에 펼쳐졌다.
 이러한 사소하고 뜻밖의 풍경이 내 마음 속에 강한 인상으로 자리잡은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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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grono를 벗어나며 -

 유독 다른날 보다 날씨가 맑아서 인지, 언덕을 올라 뒤를 돌아 보니 내가 걸어온 길이 한눈에 펼쳐진다. 가끔은 이렇게 내가 걷는 길을 되돌아 보는 여유도 필요할테지..
 사실, 언덕을 힘들게 올려가고 있는데 현지인이 지나가는 나에게 한국 사람이냐며 불러세우고 자신이 카미노 길을 걸을 때 한국 사람과 같이 걸었다며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그리고, 올라가는 나를 10여 미터 데리고 내려가 내가 걸어온 길을 하나 하나 짚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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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공장이였던 듯 싶다. 이제 576km... -


# Ventosa 에 도착하지만..

 시작은 가벼웠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발걸음이 무거워지고 몸에서는 안좋은 신호를 보내왔다.
 하지만, 오늘 난 Ventosa 까지만 가서 여유로운 휴식을 보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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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tosa 로 향하며 -
 
 힘들었지만, 힘을 내어 Ventosa에 도착을 했다. 도착하니 차를 타고 먼저와서 한국가족들이 알베르게 앞에 서 있었다. 하지만, 뭔가 심상치 않은 표정이 일이 잘못되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알베르게는 문을 닫았고, 동네에 호텔 하나만 문을 연 상황이였던 것이다.
 다음 Naiera 까지는 16km를 더 걸어야 된다. 더욱이 오늘은 늦게 출발을 한 탓에 한두시간이면 해가 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호텔에 들어가 가격을 물어보니 40유로 였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이날 한국 가족분들이 없었다면 혼자서라도 호텔에 묶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오늘은 Ventosa 에서 묶을 것이라고 말을 꺼내고, 한국 가족이 동의를 해서 이곳에 도착을 한 터라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너무나 컸다. 이 상황이 내 탓 같았다.
 결단을 미룰수록 시간은 지체되기에 Naiera 까지 가기로 결정을 하지만, 마을에 버스는 안다니고 걸어 갈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아침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발걸음은 끝이 안보이는 여정으로 바뀌고 말았다.
 이날 이후 습관처럼 알베르게에 도착하면 다음 알베르게의 상황을 체크하게 된다.


# Naiera 로 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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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iera 로 발걸음을 옮기며 -
 
시간은 오후 4시가 넘어가는 상황에서 16km를 더 걸어야 했다. 발걸음에 힘이 빠졌다.
 미안함과 몰려오는 피로에 한국 가족들을 먼저 보내고 30여분을 쉬다가 혼자 걷기 시작했다.
 중간에 작은 마을 하나없는 이길을 걷고 또 걸었다.
 불빛 하나 없는 길을 계속 걸어 9시가 한참 넘어서야 Naiera 에 도착하게 된다.
 겨우 겨우 알베르게를 찾아 도착하니, 한국 가족 분들이 반겨주고 식사를 하게 해주셨다.
 내 여정의 초반 동안 항상 받기만해 미안한 마음을 감추기 어려웠다.
 
 뜻밖의 위기 내지 무리한 걸음 때문이였을까..
 이날 피곤함에 바로 잠에 들지만, 다리에 서서히 문제가 생기게 된다.



 


2013/02/18 16:57 2013/02/1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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