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실과 이상, 이상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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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티아고에 도착한 순간, 특별한 감정 보다 상실감 내지 공허함이 나를 찾아왔었다.

 어깨를 짓눌루는 배낭의 무게가 보다 현실이 되었다는 것과, 마지막 도장을 찍는 순간 모든 것이 허공으로 날라간 듯한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비를 맞으며 산티아고를 배회하다 몇일 동행했던 사람의 인도로 순례자 사무소를 찾아 마지막 도장을 찍고 바로 등을 돌려 산티아고 시내를 벗어났다.
 
 마치, 아직은 이것을 현실로 받아들이기 싫은 것 처럼...

 외곽의 알베르게에 짐을 내려놓고, 근처의 바에서 홀로 맥주 한잔을 기울이며 그 공허함을 달랬다.
 마침 찾아든 걷기 힘들만큼의 폭우가 이러한 감정을 더욱 부추겼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렇게 창을 두드리는 빗소리 속에서 현실을 부정하며 잠에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다음 날이 되서야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생기고 마음이 추스러졌었다.
 순례자 미사에 참석을 하고, 길을 같이 걸었던 이들을 만나고 다시 만날 수 없는 인사를 나누면서 산티아고 까지의 여정을 돌아보고 내가 이 길위에 서있는 의미를 찾아보게 됐다.

 현실과 이상의 사이에 서 있는 순간이였다.
 현실이 이상이엿고, 이상이 현실이였던 순간.
 그리고, 그 반대의 순간.

 마음을 정리할 시간 없이 산티아고를 바로 떠났더라면, 나에게는 아쉬움과 공허함 만이 가득 찼을지도 모르겠다.

 나에게는 도피로서 시작된 여정이였다.
 결국, 되돌아 가야할 현실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였다.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바람이였다.
 다만, 한순간이라도 모든 것을 잊고 싶었던 것 같았다.

 무엇을 기대한다는 것, 기대하는 것은 현실로 만들어 내는 것은 결국 내 의지의 유무인 것이다.


# 여행기 그리고, 내 감정들..

 사진과 단순한 여행기와 별도로 길을 걷는 동안의 감정들이나 생각을 일기처럼 같이 써볼까 합니다.
 그리고, 순례자 길을 걷는데 도움이 되었던 경험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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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기 / 사진

 


2013/02/19 23:44 2013/02/19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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