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정 : Hontanas > Itero de la vega

# 오랫만의 아침식사..

 이미 익숙해진 얼굴들, 아침에 일어나지 근처의 바에 아침을 먹으러 간다고 한다.
 나는 씻고 가겠다며 그들을 먼저 보낸다.
 같이 행동을 하게 되면 이러한 점이 불편해지는 것 같다. 단체 행동에서 혼자 어긋난 모습을 보이기 힘들다.
 그것이 스스로에게 불편할 지라도..

 그들이, 아침 식사를 하고 알베르게로 돌아오고 나서야 바로 향한다.
 아침 대신 시원한 맥주를 시키니, 모두들 신기하게 쳐다본다.
 몸이 안좋으니, 술기운에라도 걸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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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가 점점 추워지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그동안은 다소 따뜻하다는 느낌이였는데, 바람이 차가워지더니 아침길에 햇빛이 아직 비추지 않은 곳에 서리가 내려 앉아 있다.
 길을 걸을 수록 다양한 풍경을 맞이하게 되고, 겨울에 시작된 카미노 여정이지만 마치 가을에서 겨울러 넘어가는 가운데 있는듯한 기분을 느끼곤 했다.



# 몸이 가볍다.

 어제 무리를 했고, 몸 상태도 안좋았었는데 유독 몸이 가볍게 느껴졌다.
 오랫만에 아침 식사를 챙겨서 일까.. 맥주 한잔의 위력 때문일까?
 모두를 먼저 보내고 30분여를 늦게 출발했지만, 이내 내가 그들을 추월하게 된다.
 다른 사람을 앞서 걷는 순간은 이 시점이 처음이였던 것 같다.

 프랑스인 부부와 인사하며 앞서가고, 프랑스 할아버지와 한국 학생까지 스친다.
 프랑스 할아버지(쟌 프랑코)는 이런 나에게 이런날 많이 걸어야 한다며, 너에게 좋은 날이라고 하신다.
 몸이 이렇다 할지라도 오늘 가야할 마을은 정해져 있었다.
 몸의 컨디션이 좋을때 괜한 무리로 다시 상태가 나빠지는 것은 원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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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n anton 을 지나 이 성당이 있는 마을 초입에서 프랑스 할아버지와 한국 학생을 만나는데, 마을을 벗어나지 프랑스 할아버지 혼자 앉아 쉬고 있었다. 굳이 묻지는 않았지만, 마을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하지 않았을까 추측할 뿐이였다. 혼자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누구보다 신중히 대하려 했기에 대화를 많이 나누지 못하고, 인사도 못나눈체 이별을 맞이한 것이 아쉬웠던 것 같다.


# 가파른 언덕을 올라서며..
 
 마을을 벗어나며 멀리 보이는 언덕에 다가설수록 주눅이 들기 시작한다.
 몸이 가볍게 느껴지긴 하지만, 부담될만큼 가파른 언덕이였다.
 먼저 언덕길을 오르기 시작했지만, 그 경사가 나를 힘들게 한 것이 아니라 자칫 옆으로 발을 헛딪어 떨어질까 하는 엄한 생각이 나를 괴롭혀 길 안쪽으로 땅만 바라보며 걸었다.
 그렇게 언덕을 올라 잠시 쉬고 있으니 프랑스 할아버지가 올라오고, 같이 담배 한대씩을 태우고 다시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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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덕을 내려와 다시 평야 지대를 걷는다. 전날 날씨와 길의 상태로 고생을 해서 일까, 오늘 걷는 길은 발걸음의 부담을 덜어주기에 감사할 뿐이였다.
 길을 걷다가 여정 중간 갑자기 사라지거나 소식을 들을 수 없는 이들에 관한 생각을 하게 된다.
 무슨 일은 생긴 것은 아닐까 걱정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아무래도 겉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많은 사람들이 길 위에 존재하기 때문일까..
 절대적인 신뢰는 없어서일까..
 이 후의 여정동안에도 계속 갑자기 소식을 알수 없는 이들에 대한 걱정들은 계속 된 것 같다.


# 결국, 발이 고장나다.

 오늘 쉴 예정인 마을에 도착할 무렵, 발에 통증이 다시 시작되고 거북이 걸음을 하게 된다.
 몸 상태가 좋아 걸음을 빨리 한 탓일까?
 이런 내 몸 상태가 너무 싫었다.
 스스로에게 짜증을 내고 있는데,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나고 프랑스 할아버지가 다가선다.
 이제 마을이 얼마 안남았다며 나를 스쳐 가신다.
 그의 뒷 모습을 쫒아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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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ro de la V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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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느 마을처럼 작은 마을이였다.
 알베르게에 침대는 일층 침대가 놓여져 있었고, 창가 옆 침대에 자리를 잡는다.
 조금 허름한 알베르게에 들어설 때마다 항상 침대 상태를 확인하게 된다.
 혹여, 벌레에 물려 고생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때문이였다.
 일부러 햇빛이 드는 창가 옆 침대를 선호하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

 일찍 마을에 도착한터라 마을의 바에 가서 맥주와 샌드위치(보카디요)로 허기를 채우고 알베르게로 돌아오니 프랑스 할아버지를 선두로  저녁 준비에 분주하다.
 뒤늦게 알베르게로 돌아온 나에게도 같이 저녁식사를 하겠냐며 조심스레 묻지만, 웃으면서 거절의 뜻을 말하고 그들의 식사를 방해하지 않고자 밖으로 나와 마을을 서성였다.

 작은 마을 이지만, 여느 마을들 보단 활기를 엿볼 수 있는 마을 이였다.
 적어도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차가 오가며 사람들의 소리가 들렸다.

 바에서 커피 한잔을 하고 다시 알베르게에 돌아서 저녁을 마친 이들과 함께 차 한잔을 나눈다.
 이렇게 알베르게에서 탁자에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눌때면 모두들 자신들이 짊어지고온 배낭 속에서 하나 둘 먹을 것들을 꺼내놓기 시작한다.
 한국에서 차를 조금 가져 올 걸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따스한 차 기운과 함께 단잠에 빠진다.


 


2013/02/19 19:46 2013/02/19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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