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정 : Poblacion de Campos => Cazadilla de la Cueza

# 아침 일찍 길을 나서며..

 호텔에서 준비해 놓은 아침 식사라고 해봐야, 빵이지만 나름 든든하게 먹고 하루 여정을 시작한다.
 하늘은 흐릿 흐릿한 것이 왠지 날씨가 심상칭 않았다.
 호텔을 나서며 알베르게를 찾아가 볼까 생각도 해보지만, 어차피 이것도 카미노 여행의 하나라 생각하고 이른 아침 발걸음을 재촉했다.
 나중에 돌이켜 보면 이날 이별 인사라도 나누었어야 하는 것은 아니였을까 후회가 되기도 한다.
 이후 길을 걸으면서 만날 수 없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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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눈이 내리다.

 나의 카미노 여정 중에 있어서 첫눈이 내렸다.
 이곳의 눈이나 비가 피부에 닿을때면 살짝 살짝 아픔이 느껴진다. 바람이 세찬 탓일까..
 오늘 목적지를 확실히 정해놓지 않은체, 우선은 Carrion 을 향해 발걸음을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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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눈이 내린 풍경 -


# Carrion 을 지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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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rrion 을 벗어나며 -


 화살표를 따라 걷다보니 빼곡한 건물 사이로 알베르게가 눈에 띈다.
 오전에 발걸음을 서둘러서 이른 시간이 도착한 탓일까.
 알베르게의 문이 닫혀있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다음 마을로 향한다.

 한국에서 가져온 담배가 몇일전 다 떨어져 버렸다.
 흡연자에게 어찌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식사를 마칠때마다 담배가 생각나 힘들었지만, 작은 마을 들이라 담배를 살 곳이 마땅치가 않았다.
 그러다, Cariion 에 입성을 하고 오로지 담배를 구입할 생각 뿐이였다.
 Carrion 을 돌아다니지만 담배가게는 보이질 않고, 오히려 길을 잃고 만다.

 슈퍼에 들어가 담배가게를 알려달라니, 여기 담배가게는 문을 닫았다며 바에 가서 담배를 사라고 알려준다.
 나는 그때까지 바에서 담배를 파는지 몰랐다. 정확히는 담배 자판기..
 엄연히 담배가게가 있는데 바에서 담배를 파는게 이상해 그냥 바를 지나치고, 다음날까지 담배 연기를 그리워하게 된다.


# 변덕스러운 날씨..

 Carrion 에 도착할때까지 계속 흐리고, 눈이 세차게 내렸던 날씨는 마을을 벗어나면서 해가 뜨기 시작한다.
 비가 온뒤 푸른 하늘의 아름다움.. 유독, 스페인의 하늘과 구름 그리고 지평선을 어우르는 풍경이 나를 감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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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과 비가 그친후, 스페인의 하늘은 아름답다. -


# Calzadilla de la Cueza 를 향해서..

 Carrion 을 벗어나, 이 마을에 도착하기 까지 17~18 km 를 걷는 동안 평야지대와 지평선 끝을 향한 고독한 발걸음만이 지속됐다.
 이제는 걷는 요령이 생겨 견과류나, 과일을 가방 속에 챙겨 넣고 다니느 것이 하루의 여정을 무리 없이 보내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견과류 조금과 음료수 또는 오렌지나 귤이면 나의 점심은 해결되었다.
 하지만, 다음 마을까지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고 스치는 사람조차 없으면 고독이 가져다 주는 외로움을 극에 달하게 된다.
  프랑스 할아버지 그룹을 떠나고, 한동안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만남과 대화가 그리워지는 상황까지 이르게 됐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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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루한 걸음 잠시 쉬어갔던 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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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경을 방해하는 건물들이 없어서일까? 유독 아름다운 하늘과 지평선의 풍경들 -


# 알베르게에 도착하다.

 마을이나 구간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마을 초입의 알베르게가 유일한지를 모르고 마을을 둘러보며 알베르게 영업 유무를 확인해 본다. 하지만, 이 마을 역시 차가운 겨울 공기의 기운 만이 가득하다.
 다른 알베르게는 없고, 바도 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다.
 당장, 배가 고픈다 저녁시간까지 기달려야 했다.

 마을 초입의 알베르게에 들어가 접수를 하고 누워있으니 순례자 한명이 들어온다.
 그나마 조금의 영어로 대화가 가능해 이날 이후의 일정에 대한 정보를 나눌 수 있었다.
 이 사람 아니였으면 다음 길이 두갈래로 나뉘어지는 것과 길의 정보를 몰랐으리라..
 하지만, 언제나 정보는 옳은 것만은 아니다.

 알베르게의 저녁시간 둘이 식사를 하면서, 내일 길에 대한 상의를 한다.
 사하군을 지나 그는 오른쪽 길로 간다하고, 나는 왼쪽 길로 걸을 생각이였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현지인이나 카미노 길을 걷는 사람들이 이 여정을 우리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느낄 수 있었다.
 지나쳐온 도시를 이야기 하면서 눈물까지 글썽거리는 그의 모습, 직접 메모한 놑와 붙여놓은 지도들...
 이 길을 임하는 모습이 조금은 진정성 있다고 할까..
 하지만, 이쪽에도 어린 녀석들은 별반 차이가 없긴했다.

 이분과 다음날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서 길을 걷게 된다.
 나보다 더 여유롭게 길을 걷는 사람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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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끗히 정리된 그의 노트와 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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