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정 : Calzadilla de la Cueza => Bercianos del Camino

# 고독 또는 외로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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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아침 마을을 떠나며-


 혼자 걷는 것이 좋기는 하지만, 하루 종일 마주치는 사람이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알베르게에서 혼자 묶어야하는 일이 잦아지기 시작한다.
 내가 지치거나, 쉬고 싶을때 길바닥에 주저 앉아 쉴수 있고 하루 여정의 길고 짧음을 결정하며 발걸음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좋지만 때론 이 혼자만의 시간이 지나친 외로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어떤날은 걷는 것이 전부인 하루가 되어버리는 듯 한 기분이 들기도 했던 것 같다.


# 담배를 향해..

 흡연에 대한 욕구의 정도가 증폭되어 갔다. 애당초 Carrion 에서 구입해야 했으나, 그냥 지나쳐 버린 이유로 오늘은 큰 마을이 있으면 무조건 사야한다는 생각으로 Sahagun 으로 향한다.
 어쩌면 담배를 향한 발걸음이 이였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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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hagun 으로 향하는 길의 풍경 -


# Sahagun, 담배를 구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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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군에서 -


 전날 알바르게에 물었을때 사하군의 알베르게는 문을 닫았다는 소리를 듣고, 사하군은 그냥 지나쳐야 겠다는 마음을 먹었었다. 실제로 사하군에 도착해서도 알베르게를 찾기보다 담배를 구입하려 마을의 담배가게를 찾았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사하군도 메인 알베르게는 문을 닫고 작은 가정집에 임시 알베르게를 열어놓은 상태였다.
 겨울 카미노에서 미리 정보를 확인했어도 현지에 가서 다시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내가 직접 확인하지 않는 이상 100% 확실한 정보는 없는 듯 싶었다.

 성당을 지나 도로 삼거리 부근의 바로 들어가 담배가게의 위치를 물어볼 요량으로 맥주 한잔을 주문했다.
 지쳤던 탓일까? 아니면, 그 바의 맥주가 특별했던 것일까?
 내가 지금까지 먹었던 맥주 중에 가장 저렴했지만 어느 곳보다 훌륭한 맛을 가지고 있었다.
 감동 먹을만큼.. 길을 걸으면서 이야기를 할때마다 이 곳의 맥주가 내게 준 감동을 이야기 하곤 했던 것 같다.

 맥주를 시키고, 아저씨에게 담배 가게를 물으니 가게 카운터 뒷편으로 가보란다.
 순간, 뭘까 싶었는데.. 아저씨가 손짓하는 곳으로 가보니 담배 자판기가 놓여져 있었다.
 아... 어제 바에 가서 담배를 사라는게 이 이야기였구나 싶었다.
 하루 일찍 담배를 살 수 있었는데...

 사하군의 바에서 맥주를 마시고, 나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순전히 맥주의 맛과 아저씨의 친절함 때문에 사하군에서 더 머물고 싶어진 것이였다.
 알베르게는 문을 닫은 것으로 알고 있는 상태에서 호스텔 만이 유일한 답이였던 나에게는 힘든 고민이였고, 결국  사하군의 바를 뒤로 하고 다음 마을로 향하게 된다.


# 사하군을 벗어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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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하군의 벗어나며 -

 사하군을 벗어나 걷고 있는데, 역으로 걷는 젊은 청년이 보여 Bercianos del Camino 로 가는 길을 물었다.
 자신이 한시간 반 쯤전에 그 곳을 지나쳤다며, 갈림길에서 고속도로를 가로지르지 말고 앞으로 계속 가면 된다고 안내를 해주며 해가 지기전에 도착해야 하는데 아슬아슬 할 것 같다고 한다.
 나는 그 친구에게 사하군 알베르게가 문을 다 닫았다는, 잘못된 정보를 넘겨주고 서로의 발걸음을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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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rcianos del Camino

 내가 사하군에서 망설이며 Bercianos del Camino 까지 가려했던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이곳의 알베르게를 모두들 추천해주었기때문에, 알베르게 상황에 대한 확신이 있었던 탓이였다.
 하지만, 역으로 걷던 청년의 말과는 달리 사하군에서부터 10km 여를 더 걸어야 했고 지친 나는 이미 발걸음이 느려진 상태에서 저녁 무렵 마을에 도착하게 된다.

 마을 안쪽에 알베르게가 위치하고 있었지만, 도로에 친절히 초록색 화살표로 알베르게 위치가 표시되어있어 찾는데 불편함은 없었다.
 다만, 알베르게에 도착해서 외관의 모습에 내가 가진 확신에 대한 신뢰도가 조금은 떨어졌었다.
 그냥 가정집이였고, 공사 중인 건물 때문에 어수선 했던 탓이였다.
 
 닫혀진 문을 열고 마당으로 들어서니, 아저씨가 반겨주신다.
 내가 그날의 처음이자 마지막 순례자였다.
 여정의 끝자락에 다다르고 사람들이 모여들기전까지 유독 나는 이렇게 혼자 묶는 날이 많아졌다.

 방을 안내해주는데 아담했지만, 너무 깨끗했고.. 덮고 잘 이불도 따로 있었으며, 타올도 두장이나 준비되어 있었다.
 어차피 방 하나를 혼자 쓰지 좋았던 점은 알베르게 상황이 좋으면 거의 호텔 같이 느껴진다는 점...

 샤워를 하고 방에 누워서 저녁 식사를 기다렸다. 하루 종일 먹은 것이라곤 사하군에서의 기막힌 맥주와 안주가 전부인 나의 배 속에서는 밥을 달라 아우성이였다.
 스페인 가정집의 특성때문일까.. 밤 9시가 넘어서야 저녁식사를 하겠냐며 물어보신다.
 나는 당연히 YES...
 맥주와 와인 샐러드와 닭요리 그리고 스프까지 너무나 배부르게 먹는 나에게 아주머니는 계속 더 먹으라고 하셨다. 더 먹을 공간도 없는데...

 하루의 피로가 모두 풀어지는 식사와 잠자리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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