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정 : O Cebreiro > Samos

# 재회를 기대하며..

 산 정상의 특성때문일까? 밤새 눈 소식은 그칠줄 몰랐고, 이른 아침 창 밖에는 여전히 눈발이 거세도록 몰아치고 있었다. 무엇보다 어제 다른 마을로 떠난 독일청년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늦은 시간과 몰아치는 눈 폭풍에 무사히 도착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카미노 여정은 만남과 이별의 반복이였다. 이별 속에서도 이 길위에 서 있는 한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한 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재회를 꿈꿀 수 있었다.
 같이 한 시간은 짧았지만, 너무나 소중한 추억과 시간들이였기에 독일 청년에 대한 재회의 바람은 어느 순간보다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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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도감

 어제 오세이브로의 알베르게는 뒤늦게 도착한 이들로 인해 인산인해였다.
 한국인 그룹들과 몇몇의 외국인들, 모두들 카미노 길에서 안면이 있는 듯 한 눈치였다.
 어제 하루 종일 오세이브로의 눈밭에서 고생을 하면서, 뒷 그룹들이 어느새 나의 발걸음을 앞서 나가고 있었다.

 정상을 벗어날 수록 날씨가 조금씩 맑아지기 시작한다.
 날씨가 조금이라도 좋을때 산을 벗어나야 했다.
 발걸음을 서둘러 걷다 처음 마주하는 바에 들어가 보카디요와 맥주로 허기를 체우고 있는데, 뒤따라 출발한 사람들이 도착해 바로 들어온다.
 주인의 말을 들어보니, 지난 밤 이곳의 알베르게에 독일 청년이 묶었던 것 같았다.
 그에 대한 걱정으로 마음이 불편했기에, 소식을 듣고서야 안심이 되었고 불안감을 떨쳐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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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spital de la Condesa 부근 -


# 동행

 짧은 식사를 마치고,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오세이브로에서 출발했던 체코 여성이 50m 앞서가고 있었고, 발걸음을 서둘러 그녀를 잠시 스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잠시의 동행을 하게 된다.
 그녀에게는 스페인 친구 일행들이 있었고, 잠시 헤어졌다 만나기를 반복하면서 걷고 있었다.
 이미 길 위에서 한국 사람들을 많이 만났듯 했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에게 너도 한국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냐고 묻는다..
 왜 그런 이야기를 묻는지 순간 의아했으나, 이 시기 장기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사람들은 학교에서 일을 하는 이들이 대다수임을 깨닫는다.
 잠시동안이지만, 다시 현실로 되돌아간 순간이였다.

 또래여서일까? 서투른 영어이지만 말이 통해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에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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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 Cebreiro -> Triacastela -

 그녀를 뒤로하고 다시 앞장서기 시작하는데, 어느 시점부터 따라붙은 개 한마리가 마치 내가 주인인냥 나와 어울리기 시작했다.
 순례객에 많이 익숙한 개였다. 사람보다 한발자국 앞장서고 코너에서는 차가지나가는지 먼저 확인을 했다.
 아마도 순례길을 주인과 같이 걷거나 훈련이 된 듯한 느낌이였다.
 쫒아내도 계속 따라붙는 모습에 어찌할 방도가 없어 쉬고 있는데, 스페인 청년이 지나가고 나를 떠나 그에게 옮겨간다.
 주인을 찾아줄 걱정을 떨쳐낼 수 있어 다행이였다.


# Samos 를 향해..

 Triacastela 에서 Sarria 까지 짧은 길과 Samos 를 통해 돌아가는 길로 나뉘어지지만, 나는 그저 내 눈앞에 있는 화살표를 따라 걸을 뿐이다. Triacastela 에 도착해 스탬프를 찍기위해 알베르게를 찾아가니, 아침 일찍 길을 나선 사람들이 짐을 풀고 쉬고 있었다.
 이 곳에서 쉬어야하는지 고민을 하지만, 어제의 어수선함을 다시 겪기는 싫었고 무엇보다 독일 청년의 발걸음을 따라잡기 위해 발걸음을 서둘러야 했다.
 마을을 벗어날 무렵, 길가에 쉬고 있는 체코 여성을 만나고 다시 동행을 시작한다.
 그녀의 스페인 일행은 이 곳에서 쉬고 자신은 Samos 까지 걷는다고 했다. 내가 걷고 있는 길이 Samos 를 향해 가는 길이였다.
 산티아고까지 갔다가, 다시 아프리카를 향해 걷는다는 그녀의 상황이 너무나 부러웠다.
 나에게 그런 여유가 있었다며.. 조금이라도 일찍 그런 여유가 있었다면..

 상황상 내가 가야하는 길은 Sarria 까지 짧은 길이였지만, Samos 를 향해 걷게 되었다.
 Samos 로 우회하면서 독일청년과는 다시 재회를 할 수 없음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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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mos 로 향하며 -

 배가 아파와 조금 쉬어야겠다는 핑계로 그녀를 먼저 떠나보내고, 다시 홀로 걷기를 시작했다. Samos 까지 향하는 길은 결코 만만치가 않았다. 오르막과 내리막의 반복으로 지칠대로 지쳐버린 어깨와 등의 통증은 깊어만 갔다.
 계획대로라면 오늘 짧은 길을 걸어 Sarria 까지 가야했지만, 언제나처럼 이 길의 여정은 계획대로 되는 건은 아니였다.


# Samos

 몇번의 언덕을 넘었을까?
 작은 고개를 넘어서니 산 밑으로 Samos 의 풍경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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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mos -

 마을에 대한 정보가 없었기에 여느때처럼 동네 주민에게 묻고, 눈에 처음 띄는 알베르게에 접수를 한다.
 수도원에 운영하는 알베르게가 존재한다는 것 조차 몰랐다. 모두가 아는 사실을 나만 몰랐다.
 저녁 식사를 하러 바로 내려가는데 체코인 그녀가 바에서 와인을 마시고 있었다.
 처음 도착해 다른 알베르게의 상황을 알지못해 순례자는 나 혼자라고 생각했었기에 반가웠지만, 그녀는 나 만큼의 반가움은 아닌 듯 했다.
 공립 알베르게가 있음에도 사설에서 묶는 모습이 좋지 않게 느껴졌던 것 같다.
 그녀 수도원의 알베르게 묶는다고 했고, 잠시의 동행동안 Samos 의 상황을 미처 묻지 않았던 것에 후회했다.

 깨끗한 숙소와 욕조는 만족스러웠지만, 식사를 그렇지 못했다.
 배가 아파와 밤새도록 화장실을 다녀와야 했고, 잘 못이루는 밤이 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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