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정 : Ferreiros => Palas del Rei

# 여정의 끝자락에 다가서다.

 생장에서 출발을 하며 일행을 놓치고, 산길을 헤메며 포기하려 했던 순간이 어제같은데 벌써 여정의 끝자락 즈음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 길을 이제 떠나야 할 순간이 다가오는 것에 대한 내 심정을 대변하듯 하늘은 계속 비를 쏟아내는 날이 계속된다.

 다가갈수록 다가가기가 두려워진다.
 현실로 도돌아가는 것이 두려워진다.

 내 삶에 대한 도피. 외면할 수 없는 현실..
 변치않는 무거운 현실이 다시 돌아온다.


# 새로운 사람들..

 Sarria 부근을 지날 무렵부터 길을 걷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한다. 
 생장부터 걸어온 나와는 달리 가벼운 차림새로 가벼운 발걸음을 내딪으며 나를 지나쳐 간다.
 Sarria 부터 걷기 시작하는 것으로 산티아고에서 증명서를 받는 요건이 충족하는 이유로 사리아부터 걷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던데 실감이 되는 순간이였다.
 한달을 넘게 계속해온 나의 무거운 발걸음을 계속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Protomarin 으로 향하며 -


# 프로토마린을 지나.. 길을 잃다.

 강에 들러쌓여 있는 프로토마린으로 들어서지만, 짙은 안개때문에 마을과 강이 구분이 되질 않는다.
 진한 커피 한잔과 친절한 아가씨의 미소에 이 곳에서 쉴까 고민도 해보지만, 마음은 어수선하기만 하다.
 그 어수선함을 떨쳐내기 위해 다시 걷고, 걷을 뿐이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Protomarin -


# 길을 잃다..

 어수선한 마음때문일까? 막연히, 내딪는 발걸음만이 길 앞에 가득한듯 느껴지는 날이였다.
 결국, 프로토마린을 지나 Gonzar 부근에서 엉뚱한 길로 들어서고 만다.
 분명, 갈림길에서 화살표를 따라 걸었는데 길이 계속 될 수록 화살표는 보이지를 않고 불안함이 엄습해왔다.
 언덕을 내려가고 다시 산을 올라가는데 차 한대가 내려오며 꼬마가 손가락으로 언덕 위를 가리킨다.
 그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을 따라 길을 걷지만, 스마트폰의 지도는 내가 길을 한참 잘못 걷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2시간여를 잘못걸었고, 가파른 언덕을 걸은 탓에 몸은 이미 내 몸이 아니였다.
 다행히 지도가 있기에, 길을 잃을때마다 도움을 준 스마트폰 지도를 따라 방향을 바로 잡는다.
 
 하지만, 길을 잃었다는 것을 깨닫기 이전 내 눈앞의 펼쳐진 세상의 풍경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Protomarin 을 지나고, Gonzar 부근의 풍경 -

 스쳐가는 차들에게 인사를 하며 손을 흔들다 겨우 차를 얻어타고 Hospital de la Cruz 까지가서 내리는데, 이 아저씨 너무 친절하다.
 문만 열어놓은 알베르게에서 전화까지 해가며 호스탈레로와 연결시켜주려 애쓴다.
 차를 얻어타고 잘못된 길을 바로 잡으려 가는 순간, 한달여만에 걷는 것이 아닌 차를 탄다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 느끼게 된다.
 
 거지 몰골의 나를 위해 기꺼이 차를 세워주고, 호의를 베풀어준 아저씨에게 고맙다는 말을 건네고 다시 발걸음을 계속한다.


# Palas del Rei

 정말로 억지로 발을 끌고 끌어 Palas del Rei에 도착을 했다. 정확히는 팔라스 델 레이 초입의 알베르게에 도착을 했다.
 알베르게에는 스페인 청년의 짐만이 풀여져 있을 뿐이다.
 조금만 더 걷는다면 마을 중심가라는 것을 알지만, 더이상 걷는 것은 무리였다.
 빈 알베르게에서 얼마를 기다렸을까? 관리인이 오고 접수를 마친 후 빈 침대에 짐을 푼다.

 근처의 바에서 스페인 청년을 만나지만, 서로 말이 안통하니 어색함만이 계속된다.
 서로 대화를 나누지 못함에 그가 영어를 못하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 스페인에 오면서 스페인말 하나 모르고 온 내 잘못이 컸다.
 어떻하든 어색한 침묵을 깨고 싶었기에 구글번역기를 통해 스페인어로 번역을 해서 그에게 보여줬다.
 구글번역기의 위력을 그때서야 실감했다.
 
 스페인어로 번역된 내 말을 본 그의 표정이 환해진다.
 감동적이였나보다...
 이후로도 남은 일정동안 이 청년과는 번역기를 통해 대화를 나누는 일이 계속된다.

 길을 잃고 돌고 돌아 먼길을 왔기에 너무나 힘든 하루였고, 산티아고에 도착하기 전까지 한적했던 마지막 알베르게의 밤이였다.






2013/03/10 23:19 2013/03/10 23:19
Trackback address :: http://www.janus.pe.kr/blog/trackback/927

Comments List

Writ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