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정의 마지막 관문.
이날 길을 나서면서 미친듯이 달려 산티아고까지 가버리는 것을 어떨까하는 엉뚱한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어차피 끝날 길이라면 그리고 나의 혼란스러움 마음 상태 속에서 여정을 서둘러 끝내는 것에 대한 고민이였다.
하지만, 여정이 끝난다는 아쉬움이 보다 컸던 것 같다.
# Arca O Pino
발걸음은 여느때보다 무겁고 지난 밤 알베르게에서 만난 일본 친구가 뒤쫒아왔다.
일본 사람들의 특성일지도 모르겠으나 여러모로 독특했던 녀석이였다.
이 친구도 몸이 좋지 않고, 나도 몸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서로 동행을 하게 된다.
쓸데없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Arca O Pino 의 알베르게에 짐을 풀고 잠시 여유를 찾고 있으니, 이전에 헤어졌던 한국 가족들이 도착하고 잠시 스치웠던 사람들이 알베르게를 가득메웠다.
모두들 길에 대한 아쉬움 속에 이곳으로 찾아든 것 같았다.
이날 저녁 몇몇이 모여 늦게까지 와인잔을 기울이며 소란스러운 파티를 이어졌다.
길이 끝나가고 이제 이별은 정말로 이별로이라는 것을 뜻한다는 것이 모두들 아쉬웠던 것 같다.
비워가는 와인병과 밤은 깊어가고, 내 마음은 보다 공허해진다.
작별의 인사는 미루지만, 나에게는 이날이 여정의 마지막 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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