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정 : Arca O Pino => Santiago de Compostela

# 여정의 마지막 날이 밝아오다.

 지난 밤의 숙취와 아쉬움이 가져다주는 공허함이 카미노 여정의 마지막 아침과 함께 나를 찾아왔다.
 한국 가족들 일행들은 Monte de Gozo 에서 하루를 더 묶으면서 여운을 달랜다고 했지만, 나는 산티아고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하늘은 좀처럼 맑아질 줄 모르고 계속 빗방울이 나의 마지막 발걸음을 방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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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nte do Gozo 를 향하는 길의 풍경들 -


# 산티아고에 들어서다.

 드디어 34일간의 카미노 여정이 끝나는 순간이였다.
 하지만, 성취감이나 감동보나 너무나 큰 공허함이 나를 지배해왔다.
 길이 끝나는 순간 나에게 감정적인 무엇을 기대했던 것은 아니지만, 마지막 순간 그동안 짊어지고 왔떤 모든 것이 갑자기 사라지는 듯 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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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ntiago de compostela -

 산티아고 골몰을 헤메며 순례자 증명서를 발급받는데, 그 형식적인 모습조차 나를 허탈하게 했다.
 그래도 지난 한달여 동안 계속해온 내 발걸음의 무게는 이것보다 의미있고 무거웠던 것 같았는데 그저 종이 하나와 스탬프만이 내 손에 쥐어져 있을 뿐이였다.
 빨리 이 기분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마치 나의 여정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 처럼..
 순례자 증명서를 받고, 산티아고에서의 여유와 여정의 마무리를 즐기기를 등 뒤로 하고 도시 외곽의 숙소에 자리 잡고 마음을 진정시켰다.
 산티아고에 도착한 이날의 밤자리 순간까지 그 공허함을 달래지 못했던 것 같다.


# 산티아고에서의 하룻밤이 지나고...

 마치 폭풍우처럼 몰아치는 빗소리 속에서 잠에 들고, 다음날 다시 성당으로 향했다.
 긴 시간을 계획하고 왔기에 이곳을 바로 떠나기는 싫었고, 하루 더 머물 생각이였다.
 산티아고에서 하루를 더 머물며 순례자 미사에 참석하고 길을 걸으며 스쳤던 이들과 다시 반갑게 재회를 하면서 산티아고에 도착한 첫날의 공허함을 지워버릴 수 가 있었던 것 같다.
 가만히 골목길을 누비고 있으면 처음 길을 시작할때 만났던 이들부터 익숙한 이들과 반갑운 재회를 하게 된다.
 하지만, 끝내 독일 청년과 만나지 못한 것은 내게 큰 아쉬움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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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ntiago de Compostela -

 이곳에서 여정을 마무리하는 이들 그리고, 피레네스테라 까지 발걸음을 계속하는 이들까지..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없이 정말로 이별을 해야하는 순간이였다.

 내가 왜 이 길 위에 서있는가?
 길을 걸으면서 무엇을 얻고 싶은가?
 무엇을 깨닫고, 변화했는가?

 어떠한 물음에도 확실한 답변을 내놓을 수가 없다.
 누군가 나에게 이런 것들을 묻지만, 그 순간 나는 답하기보다 가슴 속의 감정과 생각들에 갇혀버린다.
 마치, 다시 그 길위에 서있는 것처럼...

 내가 얻은 것, 느낀 것을 설명할 수가 없다.
 누군가는 답을 내놓지 못하는 모습에 여행 자체를 폄하할 수 도 있을테지만, 길과 사람들을 통해 내가 얻었던 감정들은 제대로 표현할 방법이 없는 것 같다.

 그것은 길을 걷고 느낀 자신이 간직할 가치라는 것이 옳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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